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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강경숙 기자] 평택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한미군이 생활하는 도시이자, 한미동맹의 일상이 펼쳐지는 ‘동맹 생활권’이다. 단순한 군사동맹을 넘어 문화·복지·지역사회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도시 모델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타 지자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8년째 이어지는 ‘한·미사랑 김장김치 만들기 축제’는 이러한 교류의 상징적 장면이다. 주한미군과 그들의 가족, 평택 시민이 같은 앞치마를 두르고 한 테이블에서 김치를 버무렸다.
서로의 문화를 배우고, 이웃을 위한 나눔까지 실천하는 독특한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본지는 ‘평택형 상생 모델’이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기록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
(사)한미어린이문화교류협회(이사장 김수우)가 주최한 ‘제8회 한·미사랑 김장김치 만들기 축제’가 열린 평택대학교 대학원동 앞마당은 이른 시간부터 활기로 가득했다.
한국의 전통적인 겨울나기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주한미군 가족 170여 명이 모여들었고, 지역 시민과 봉사자 500여 명이 잇따라 현장에 도착하며 축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단순한 체험행사를 넘는 이번 축제는 한·미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상생과 배려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평택에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행사장에는 1,500포기의 배추와 200여 상자의 김장김치가 완성될 준비가 모두 갖춰져 있었다.
행사를 준비한 (사)한미어린이문화교류협회 회원들은 절임 배추 준비부터 속 재료 배합, 작업 동선 설계, 안전관리 점검까지 꼼꼼하게 챙기며 한 포기 김치에도 정성을 담기 위한 노력을 이어왔다. 이러한 세심한 준비는 행사 전체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이날 현장에는 험프리스 기지사령부 제프 공보처장, 미2사단 에릭 수웨 대대장, 오산 미공군 법무대령 레건 등 미군 주요 지휘관들도 참석했다.
아이들과 함께 앞치마를 두른 미군 가족들은 다소 서툴지만 정성스러운 손길로 배추에 양념을 버무렸고, 한국 시민들은 “이렇게 하면 더 맛있다”며 자연스럽게 도움을 건네며 서로의 문화를 나누었다.
국적도 언어도 다른 이들이 같은 양념을 나누고 같은 배추 속을 채워가는 모습은 현장을 훈훈함으로 가득 채웠다.
특히, 올해 축제는 해외 언론의 관심도 끌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찾아 ‘평택형 군·민 협력 모델’에 깊은 관심을 보인 것이다.
일본은 오키나와에만 약 5만 2천 명의 주일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나, 지역사회와 미군 간 갈등이 반복되어 온 만큼 평택의 안정적이고 활발한 교류 방식은 벤치마킹 가치가 높은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김수우 이사장은 “쌀쌀한 날씨에도 나눔의 뜻을 함께하기 위해 참석해 주신 평택 시민과 주한미군 가족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오늘 담그는 김장김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평택의 어려운 청소년과 장애인 이웃에게 전해질 따뜻한 사랑과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행사가 앞으로도 평택의 문화로, 봉사가 조화를 이루는 의미 있는 축제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적도 언어도 다른 이들이 같은 양념을 나누고 같은 배추 속을 채워가는 모습은 현장을 훈훈함으로 가득 채웠다.
축제에는 정장선 평택시장, 강정구 평택시의회 의장, 이병진·김현정 국회의원도 참석해 힘을 더했다.
정장선 시장은 “평택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주한미군이 함께 생활하는 도시”라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협력하는 행사가 많아질수록 지역은 더욱 따뜻하고 조화로운 공동체로 성장한다”고 말했다.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기까지 지역 기업과 기관의 후원도 큰 역할을 했다. 평택도솔한방병원, ㈜비전정보통신, ㈜헬로인사, 평택도시공사, 교원예움평택장례식장, ㈜에너지컨설팅, ㈜영전기, ㈜삼성중기, 시스컨, 장이들기획사, ㈜신화로지스, YES운영일세무회계사무소, Cocostaco 1983Cocosaisa, ㈜씨스콤, 팽성농협 등 다양한 기관·기업이 재료·물품 지원과 현장 운영을 도왔다.
여기에 장수돌침대봉사단, 평택대학교 KCC 동아리, 국제로타리3750지구, 대한적십자 평택나눔봉사단, 젊은평택봉사단, 오산에어베이스 7AF 51FW 등 20여 개 봉사단체가 절임·운반·포장 등 전 과정에 참여하며 행사 현장의 큰 동력이 되었다.
완성된 김장김치 200여 상자는 팽성햇살복지회, 희망나누리발달장애인센터를 비롯해 지역의 장애인 가정과 어려운 청소년 세대에 전달된다.
행사에 참여한 주한미군 가족은 “김장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문화라는 걸 직접 느꼈다”며 “이곳에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되어 정말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봉사참여자들도 “미군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겁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면서 평택이 왜 국제도시인지 다시 느끼는 자리였다”고 전하며 훈훈함을 더했다.
8년째 해마다 이어지는 행사지만, 해마다 그 의미는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국경을 넘어 함께 버무린 1,500포기 배추 속에는 서로를 향한 존중, 공동체로서의 책임, 이웃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번 축제를 통해 만들어진 김치가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온기를 전하고, 평택에서 싹튼 한·미 공동체의 우정이 더욱 깊고 견고해지길 기대해본다./kks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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