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데일리뉴스 | [평택=강경숙 기자] 10월 9일, 평택 고덕면의 가을 하늘 아래 민세 안재홍 선생의 생가에 한글의 울림이 깊게 퍼졌다. 제579돌 한글날과 조선어학회 91주년을 기념하는 ‘민세 안재홍 선생 생가 문화제’가 열리며, 한글의 소중함과 민세의 자주정신을 되새기는 시간이 펼쳐졌다.
이번 행사는 민세안재홍선생기념사업회(회장 강지원)가 주최하고 경기남부보훈지청, 평택시, 평택시보훈협의회, 평택문화원 등이 후원했으며 참석자들은 ‘말과 글, 그리고 정신으로 이어진 민족의 뿌리’를 돌아보는 자리가 되었다.

■ 민세의 생가에서 다시 울린 ‘자주정신의 제1보’
행사는 오전 11시 문화공연으로 막이 올랐다. 문화공연에는 고덕면 풍물패의 풍물패 길놀이와 사회적 기업 ‘더 이음’의 현악연주, 해금연주, 경기민요 공연이 올려졌다.
기념식에는 강지원 민세기념사업회장, 정장선 평택시장, 홍기원‧김현정 국회의원 및 시‧도의원, 유족 및 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해 행사의 의미를 기렸다.
첫 순서로는 윤희진 민세아카데미 교감이 민세 선생이 1926년 조선일보에 발표한 칼럼 「자주정신의 제1보, 의미심장한 한글날」을 낭독했다. “조선의 말과 글은 우리 민족의 넋이요, 자립정신의 상징이다” 이 짧은 구절 속에는 일제 강점기 속에서도 우리말을 지키려 했던 선생의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한글날을 생가에서 기념하는 것, 그 자체로 뜻깊다”
민세기념사업회 강지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안재홍 선생은 1932년 이 생가로 내려와 ‘다산 정약용 전서’를 교열하며 조선학 운동의 뿌리를 놓았다”며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이곳에서 체포되어 아홉 번째 옥고를 치르셨다”고 전했다.
그는 “한글날 기념식을 바로 이 역사적 장소에서 치른다는 것이야말로 민세의 정신을 되살리는 일”이라며 “선생이 남긴 ‘언어의 자주’와 ‘민족의 자립’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 한글과 민주정신, 평택에서 이어지다
축사에서 정장선 평택시장은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으로 창제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평가받는다”며 “민세 선생의 정신을 기념하는 기념공원과 기념관을 세계적 역사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알파탄약고 이전 지연으로 민세기념공원 조성이 늦어지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 해결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홍기원 국회의원은 “민세기념관 조성과 지역문화재 보존을 위해 LH와 함께 협력하겠다. 알파탄약고 이전 문제 해결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현정 국회의원은 “현재 87개국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을 만큼 한글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민세 선생의 자주·민본·균형 정신이 오늘날 정치의 가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글과 조선학, 그리고 문화의 힘
행사장에는 안재홍 선생 유족을 비롯해 지역 주민, 학생, 문화인, 시민단체 등이 함께 모였다. 오중근 평택문화원장은 축사에서 “조선학 운동은 민세 선생이 주도한 자주 민족주의 운동이자, 오늘날 K-컬처의 근원”이라며 “우리 스스로 한글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평택에는 고려인 이주민 등 다양한 한글 배움 공동체가 존재한다”며 민세 정신이 이들의 삶 속에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서로 기대어 사는 나무처럼, 함께 살아가는 평택을”
행사 말미에 민세기념사업회 부회장인 김향순 사회자는 “생가 마당의 나무들이 서로 기대어 자라는 모습이 민세의 ‘다함께 잘 사는 세상’ 정신을 닮았다”며 “평택이 그 정신을 이어가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민세의 뜻을 기리며 식사 자리를 나눴다./kkse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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