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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문화칼럼] 아트컴예술나눔대표 신은주 예술가 '생활문화 공동체 구성과 활동'

  • 등록 2023.08.08 15:38:46

 

 

생활문화 공동체 - 문화예술을 통한 개인의 가치 실현

동물에게는 문화예술이 없다. 집단생활을 하며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문화라고 하지는 않는다. 아름다운 모습으로 고운 소리를 내고 사람보다 더 정교하고 세련된 몸짓을 하며 멋진 둥지를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것을 예술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문화예술은 오직 인간에게만 적용되는 용어다. 동물 집단은 본능에 충실하며 자연을 극복하기 보다는 순응하며, 집단만의 독특한 생활양식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 집단이 생존을 위해 자연을 이용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다양한 지식, 행동 양식, 상징 구조 등을 통칭해 문화예술이라 한다. 특히 예술은 인간 자신에 대한 상징 구조다. 집단내의 자신을 독특한 존재로 규정하고, 스스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영위하기 위한 인간 고유의 상징 행위이다. 다양한 방법, 다양한 형식으로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자신을 보여주는 상징이 바로 문화예술이다. 누군가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스스로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자 하는 내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활동이다.

 

구조화된 조직의 부품으로서 공동체 속에서 묻혀버린 존재가 아니라 온전한 개체로서 독특한 가치를 드러내며 자기 존재, 그 자체에 대해 만족할 수 있는 활동이 바로 문화예술이다. 집단의 목적에 휩쓸리지 않고 구성원 개인의 독특한 존재가치가 온전히 드러나는 공동체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언제나 새롭게 만들어지고 성장하고 소멸하는 유기체와 같은 공동체 속에서 구성원 각각을 빛나게 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이 가능한 생활문화 공동체는 어떻게 구성해야할까?

 

생활문화 공동체 구성하기 - 유상성과 다양성 유지가 관건

집단은 대개 같은 종류의 개체가 모여서 만들어지는데, 인간 집단 또한 그러하다. 생활문화 공동체라는 집단 또한 동일한 생활양식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생활문화 공동체 내에서는 구성원 개인의 독창성을 포괄하는 어떤 유사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한 유사성은 공동체 구성원 간의 이해와 소통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같은 지역이나 같은 세대라 해도 세계관, 생활양식, 문화예술 등에 대한 지향점이 같거나 유사하지 않으면 생활문화 공동체를 형성하거나 유지 발전시킬 수 없다.

 

현대의 생활문화 공동체는 일정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기도 한다. 생활문화 공동체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집단이라기보다는 공통의 가치를 찾고 그것을 함께 이루어 가길 바라며 그 속에서 삶의 보람과 행복을 찾으려는 인위적인 집단이다. 마을과 같이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생활문화 공동체라도 함께 공유하고 지향하는 가치가 없다면 강한 결속력을 형성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지속될 수 없다. 공동체 내의 활력과 재미를 유지하고 공통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유 가치가 비슷해야 한다.

 

그러나 공동체 전체의 유사성도 중요하지만 구성원 개인 또한 인정되어야 한다. 구성원의 개성은 공동체를 다채롭고 풍요롭게 하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사람이 나를 확장한다’라는 구성원 각자의 생각이 중요하다.

 

그래서 생활문화 공동체는 같거나 유사한 생각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개인들의 모임이어야하며, 동시에 구성원 개인의 다양성과 개성을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지향점은 일정한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만, 구성원 각자의 특성과 원하는 것들을 인정해야한다. 그래야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전개할 수 있고 각자에게 유익하고 즐거운 생활문화를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공동체가 함께 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공동체의 문화예술 활동하기 - 다양성과 진정성

우리 주변에는 원하기만 한다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기회가 마련되어 있다. 음악, 연극, 문학, 춤, 운동, 게임, 예술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문화예술 단체가 활동하고 있으며, 단체에 가입을 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런 특정한 활동을 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굳이 ‘생활문화 공동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특정한 문화예술을 즐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나 동아리의 구성원들은 생활의 현장에서 벗어나 특정한 문화예술을 즐기며 공동체 보다는 자신의 만족을 우선하며, 생활 속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폭넓게 즐기지는 않는다.

 

생활문화 공동체의 문화예술 활동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양한 활동 속에서 구성원들의 특기나 적성을 발견하기도 하고 삶에 겨워 이루지 못했던 꿈을 되찾기도 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특성을 표현하며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가 주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문화예술의 분야가 아니라, 일상 친화적이면서도 개인의 삶과 특성을 반영하고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어떤 분야의 문화예술을 적용하더라도 구성원에게 삶, 생활의 의미를 발견하고 그 삶의 가치를 스스로 규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론으로서의 참신한 문화예술 활동이 되어야한다. 단순한 체험활동, 여가활동의 수준을 넘어서 공동체 구성원의 삶에 깊이 있게 접근하며, 개인의 정서와 이상(理想)에 진정성 있게 다가가야 한다. 또한 누구나 편하게 마음을 열고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하고 다른 구성원과 마음을 나누는 그런 활동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어떤 활동(what)을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how)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공동체 중에 누구 한 사람이라도 이런 마음의 자세로 생활문화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