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미래를 여는 하늘길

  • 등록 2024.12.27 14:58:02
크게보기

 

e데일리뉴스 | 평택 지역이 국제공항 후보지 3곳 중 한 곳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논란도 뜨겁다. 한쪽에서는 공항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제적 연결성을 강화하는 기반시설로서, 물류와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생태계 파괴, 소음 및 공해 문제, 주민 이주와 같은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 소음과 공해 외에도 탄소 배출 증가와 생태계 파괴가 장기적인 환경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경제적 혜택이 특정 계층이나 기업에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역 발전의 관건은 이러한 갈등과 부정적 영향을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공항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가 아니라, 하늘길을 열어 지역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매개체다. 지역 발전은 인구와 자원의 집중으로부터 비롯된다. 인천공항을 살펴보면, 하루 약 21만 명의 승객이 오가고, 공항에만 약 8만 5천 명의 상주직원이 일하는 공간이 되었다. 영종도는 기존 인구에 더해 약 30만 명 규모의 중대도시로 성장했다.

 

공항이 경제 클러스터를 형성하며 지역사회의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고 동반 발전을 이끄는 동력이 되었다. 인천공항은 개항 후, 20여 년 동안 연간 화물 처리량이 10배 이상 증가했고, 2022년 기준으로 매년 340억 달러 이상의 물류 거래 규모를 만들어냈다. 이와 함께 약 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된 점도 주목해 볼 수 있다. 외국인 관광 수익은 같은 해 기준으로 연간 24억 달러에 달한다.

 

한편, 홍콩 첵랍콕 공항도 개항 이후 수백 개의 물류 및 항공 관련 기업을 유치하여 홍콩 전체 경제의 약 8%를 담당한다. 연간 약 50조 원의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며 금융, 물류, 관광 산업이 결합된 국제경제의 중심지로 도약했다. 이러한 사례는 공항이 단순한 교통 시설을 넘어 지역과 국가의 경제적 도약을 이끄는 플랫폼임을 잘 보여준다.

 

평택은 경기도 유일의 바닷길인 항구와 군사적 목적으로 활용된 하늘길을 보유하고 있다. 민간공항이 건설되면 시민들의 하늘길이 열리며, 경제적으로는 하늘길과 바닷길이 결합되어 물류 클러스터가 형성되어 통합형 물류 및 교통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이러한 물류의 집적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나아가 산업 연계 효과와 고용 창출을 촉진할 것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법적 승인과 규제 준수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로부터의 신뢰와 지지인 '사회적 면허(Social License to Operate)'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공항 건설 과정은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 절차의 투명성과 주민참여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항 건설 주체와 관련 당국은 주민들이 공항 건설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공항 입지 논의는 지역과 국가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과거 인천공항이 논란을 넘어 국가적 자산은 물론 세계적인 도시브랜드가 되었듯, 평택도 세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주민, 당국, 지역 사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공항은 한 도시의 하늘을 열고, 그 하늘은 더 큰 세계로 향하는 다리가 될 수 있다. 평택의 하늘길은 갈등을 넘어, 다음 세대를 위한 희망의 길이 될 것이다.

길강묵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 심사국장, 행정학박사
Copyright @e데일리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

주소 : (우)17771 경기도 평택시 서정로 167번길 31 1층 등록번호: 경기,아53605 | 등록일 : 2023-04-19 | 발행인 : 강경숙 | 편집인 : 강경숙 | 전화번호 : 031-8015-0966 | 팩 스 : 070-7514-0966 Copyright @e데일리뉴스 Corp. All rights reserved.